가끔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데,
그러다보면 꼭 그 녀석이 생각난다.
어릴때 집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웠는데,
세 자매는 그 강아지를 정말 미친듯이 이뻐했다.
안고다니고 업고다니고 벌레잡아주고...
그 강아지는 커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었다.
같이 지낸 시간만큼이나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다른 생명에겐 많은 정을 주지 못했다.
일화 1.
아침에 책가방메고 집을 나설땐 딱 집앞근처까지만 따라나왔다.
(대문이 없던 관계로 온 동네가 그녀석 놀이터였다.
저녁때 엄마나 아빠 마중나갈땐 어디까지고 따라왔다.
그치만 데리고 갈 수 없을땐
안돼. 한마디면 충분했다.
일화 2.
과자봉투 소리와 일반 비닐봉투 소리를 구분했다.
과자봉투 조물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나타나서 왕왕 하고 현관문을 앞발로 쾅 하고 쳤지만
그냥 비닐봉투소리엔 귀도 움찔거리지 않았다.
일화 3.
밥주러 나갔는데, 그녀석 밥그릇이 안보이는거다.
아빠가 마당청소하다가 어딘가로 잠시 치워둔거겠지.
마당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도 안보이길래
벤지야, 니 밥그릇이 없다. 오데갔노... 하자
내가 들고 있던 밥그릇만 쳐다보며 꼬리치던 녀석이
화단 구석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거기에 자기 밥그릇이 있었다.
뭐, 지금 당장 생각나는건 이정도.
나의 유년 10년을 같이 보냈고, 헤어진지 10년이지만
아직도 가슴한구석에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남아있다.
새끼들도 어찌나 이쁘게 낳았었는지... 아이구...
보고싶구나...
또 어떤 생명과 그렇게 순수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
내 시간을 오롯이 나누며 즐거워할 수 있을까.
이 나이가 되어선 내남자와도 그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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